* 석남사 단풍
최갑수
단풍만 보다 왔습니다
당신은 없고요, 나는
석남사 뒤뜰
바람에 쏠리는 단풍잎만 바라보다
햐아, 저것들이 꼭 내마음만 같아야
어찌 할 줄 모르는 내 마음만 같아야
저물 무렵까지 나는
석남사 뒤뜰에 고인 늦가을처럼
아무말도 못한 채 얼굴만 붉힌 채
단풍만 사랑하다
왔을 따름입니다
당신은 없고요.
***
시인 최갑수님은 1973년 경남 김해 生 경남대 국문과졸업, 시집 '단 한번의 사랑'
1992년 겨울 영남의 알프스 가지산 자락에 있는 석남사를 갔었습니다. 고즈넉한 산사 뜨락에는 봄볕같은 정오의 햇볕이 가득하던 기억이 생각납니다.
장대비처럼 내리는 가을비에 단풍이 모두 내려 앉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