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7.07 03:01
김종철 한국시인협회장 별세
김종철 시인은 1968년 서라벌예대 재학 중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46년 동안 시작(詩作) 활동을 펼쳤다. 정지용문학상·편운문학상·윤동주문학상·가톨릭문학상·영랑시문학상을 받았다. 가톨릭 신자인 김 시인은 '못'을 소재로 한 연작 시집 '못에 관한 명상' '못의 귀향' '못의 사회학'을 내서 '못의 시인'이나 '못의 사제(司祭)'로 불렸다. 그는 "못은 고통의 대명사지만 못 박힌 자들은 언제나 일상생활에서 거듭나는 부활을 꿈꾼다"며 못 이미지를 탐구했다. '못' 연작시 중 '고백성사'는 인터넷에서 애송시로 꼽힌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 못 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 본 체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내지 못한 못 하나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숨겨둔 못대가리 하나가/ 쏘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김종철 시인은 조앤 롤링의 베스트셀러 '해리포터' 한국어판을 내 1500만부 넘게 판매고를 올린 출판사 '문학수첩' 대표였다. 그는 '해리포터' 수익금으로 계간지 '문학수첩'과 '시인수첩'을 발행했고, 다양한 문학 행사를 주관했다. 2007년 대한출판문화협회와 조선일보가 공동 주최한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에 50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김종철 시인은 김종해 전 한국시인협회장의 동생이다. 형제는 공동시집 '어머니, 우리 어머니'를 내기도 했다. 김종해 시인의 아들인 김요일 시인, 김요안 평론가와 함께 문인 일가(一家)를 이뤘다. 유족으로는 부인 강봉자씨와 딸 은경·시내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8일 오전 9시 서울 서초3동 성당, 장지는 서울 마포구 절두산 순교성지. 시인협회는 7일 오후 5시 삼성서울병원에서 추모식을 연다. (02)3410-6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