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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어느 가을 날, 산에 오르다 0 |
솔수펑이 |
조회: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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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0 06: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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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어느 가을 날, 산에 오르다
시인 신성수 라파엘(3구역)
1.
바람이 기어이 나뭇잎을 떨어뜨렸다.
나뭇잎은 단풍이 들 때까지만 하고
간절하게 부탁하였지만
바람은 무슨 심술인지
차갑게 외면하고는
제 하고 싶은 대로 하고는
온 데로 가버렸다.
나뭇잎은 그만 계곡에 떨어지고 말았다.
설익은 단풍 물이 공중으로
한 두 방울 튀어 오르는 잠시
놀란 물고기들은
부지런히 돌 틈으로 숨어 버린다.
다시 고요한 가을 산
바람
나뭇잎
그리고 물고기 몇 마리
2.
가을 산에 올라
단풍이 물든 것도 담아야 하나
내 마음에 신앙은
얼마나 깊이 물들었을까
생각해 보라
계곡이 야위어 가는 것을
아쉬워하지 말고
기도는 얼마나
부족했을까 되돌아보라
이름 모를 새들이며
청설모에게도
기꺼이 목숨까지 내어주는
가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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